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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포프

안녕하세요. 꽃미남 게임개발자로 널리 알려진 포프입니다.


예전에 게임개발자 북미취업 가이드라는 시리즈를 블로그에 연재한적이 있는데 최근들어 연두미디어와 전자책 출판을 위해 수정을 좀 하게 되어서, 그 중에 한 편을 게임개발포에버에 올립니다. 전체 시리즈가 궁금하신 분들은 제 블로그 또는 전자책을 확인해보시길...
(한마디로 블로그/전자책 광고구만 -_-;;)





게임개발자 북미취업 가이드 2편: 북미 게임개발 근무환경/취업시장

제가 살고 있는 밴쿠버입니다... 사진출처: http://www.websitesvancouver.com


이번에는 북미 게임개발자들의 근무환경과 취업시장에 대해 짤막하게 논해보겠습니다. 가능하면 한국과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제가 한국에서 게임개발을 한 게 벌써 15년 전이라 과연 얼마나 제대로 설명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국시장에 대한 지식은 15년 전의 것이나 최근에 아는 지인들을 통해 들은 것이 전부니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북미 게임개발 근무환경
사실 어느 나라의 근무환경은 그 나라 국민이 공유하는 문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이쪽의 근무환경이 한국의 근무환경과 다른 것도 바로 그런 문화차이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미국/캐나다라는 나라와 문화를 막연히 동경하시는 분들도 꽤 계신거 같은데(사대주의?) 그런 잘못된 동경때문에 인생 그르치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 경우 좀 봤습니다 -_-;;) 그 나라의 문화가 몸에 맞아야 거기서 일하고 사는 것이 즐거운 법입니다. 저는 이쪽 문화가 저에게 더 잘 맞아서 여기서 일 하는게 즐겁습니다. 부디 저와 비슷한 분들이 이쪽으로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생각하는 북미문화와 한국문화의 차이점입니다. 부디 본인에게 맞는지부터 먼저 숙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 합리주의: "~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라는 억지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타당한 이유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 실용주의: 실제 쓸모가 있는 일에 많은 중점을 둡니다. 따라서 기술자들의 대우가 상당히 좋습니다. 왠만한 사무직 보다 낫죠. 심지어는 집 변기 막힌 거 뚫어주러 오는 아저씨들 시급이 6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 개인주의: 개인의 사생활 보장을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문화입니다. 따라서 강제적인 집단문화가 없고, 소수일지라도 각 개인의 의견을 존중해 줍니다. 그 덕에 일과 삶의 질 사이의 균형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 야근을 덜 한다는 거지요.. -_-)
  • 가족중심: 가족중심 문화는 사실 개인주의라는 특징에서 유래합니다. 한국에서는 남편이 직장에 다니고 부인이 집에서 살림하면 남편은 가족을 등한시하고 회사 일만 하며 가족은 부인이 다 챙기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 하더군요. 여기서는 별로 안그렇고, 회사자체에서도 근무시간 외의 이벤트에는 가족(또는 애인) 동반을 장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 위와 같은 문화적 차이점들이 구체적인 근무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급여/사회적 지위
한국의 게임프로그래머들 얼마 받으시죠? 초봉 꽤 적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왠만한 사무직보다 적지요? 사실 한국에선 기술자들 봉급이 왠만하면 사무직보다 적습니다. 제 기억엔 은행에 취업하는 게 게임프로그래머 하는 것보다 돈 더 잘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왠지 공돌이 무시하는 분위기도 사회에 만연하죠. ('기술자 박대'라는 표현도 몇 번 들었습니다.)

근데 전 이게 언제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사무직이 아니라 기술자들 아니었나요? (기술자 노동착취가 삼성의 비약적인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란 이야기도 들었죠.) 전 언제나 기술자들이 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급여도 더 높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런 말 하면 "니가 공돌이니까 그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법도 한데 저 사실 한국에서 법대 나왔습니다. ^_^ 법대졸업생으로 한국에서 사무직으로 취업하면 왠만한 기술자들 보다 더 인정받는다는 거 알고 있을 때에도 여전히 기술자들이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럼 북미쪽은 어떨까요? 일단 급여부터 말씀드리면 당연 왠만한 사무직보다 많이 받습니다.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드리자면 가마수트라하고 Game Developer Magazine으로 유명한 CMP Media에서 매년 행하는 연봉조사(survey)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며칠 전에 그 결과를 무료로  공개했더라구요.






이 자료를 보면 아시겠지만 전체 프로그래머의 평균봉급이 대략 미달라 80,000 불 정도(한화로 약 9,300만원) 됩니다. (자세한 자료는 위의 차트를 보세요.) 이건 연봉이고 여기다 보너스는 별도로 평균 15,000불 정도(약 1,700만원) 받아갑니다. 게임 아티스트나 기획자들은 대략 연봉으로 70,000불 정도(약 8,100만원) 받아가신다고 보면 됩니다. 연봉이란게 사실 그 도시의 물가하고도 많이 관련이 있습니다. 물가가 높은 도시에 사시면 연봉도 더 받고 물가가 낮은 도시에 사시면 연봉도 덜 받습니다. (예전엔 밴쿠버 물가가 확실히 서울물가보다 높은 거 같았는데 이젠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연봉만 해도 -- 회사와 체결한 고용계약서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 환율 좋으면 한화로 1억 좀 넘고 나쁘면 1억 안됩니다. 물론 제가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좀 딸리는 그래픽 프로그래머라 봉급이 남들보다 조금 높을 수도 있지만 저보다 더 많이 받으시는 분들 허다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인 지위는 어떨까요? 절대 무시받지 않습니다. -_-;;; 물론 변호사나 의사들을 더 인정해주는 분위기지만 공돌이를 일반사무직보다는 더 인정해주네요. ^^  하긴 자본주의 사회니까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 = 높은 연봉' 이라는 공식으로 대충 보셔도 될 듯 합니다.

근무시간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 즉 1주에 40시간 근무가 기본입니다. 물론 게임출시일을 맞추려 하다 보면 프로젝트 말기나 중요한 마일스톤 전에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그렇게 강제로 시키지도 않습니다. 저만해도 주 40시간 넘어서 초과근무한 건 지난 4년동안 1~2달도 안됩니다.

야근이 적습니다. 개인적으로 야근 한 적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 출시 직전이 아니면 1년에 1주 야근 하면 많이 한 걸 꺼에요. 스페이스마린 출시하기 직전에 한 2달 야근한 게 거의 유일하게 야근다운 야근을 한 거라죠.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일례로 바이오웨어의 Mass Effect 게임은 2~3년 간의 끝내주는 야근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 끝나자마자 꽤 많은 수의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났다는 건데요. 실력있는 개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회사에서도 아는지라 가능하면 이런 짓(?)을 안하려는 분위기입니다

설사 야근을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시간 보상해준다는 명목으로 휴가도 좀 줍니다. 이번에 스페이스마린 끝냈을 때는 4주 받았습니다. (야근한 시간보다 더 받았어요 -_-).

근무시간 외 회사이벤트는 선택사항
이 쪽 문화가 각 개인의 의견 및 결정을 존중해주는 문화이다 보니 집단주의는 좀 찾아보기 힘듭니다. 강제적인 회식 같은 것도 없고,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회사 워크샵이냐 팀빌딩 이벤트 같은 것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따라서 우르르~ 문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좀 여기가 좀 외로우실 거고, 스스로 결정 내리기 싫어서 윗 사람들이 억지로 끌어가 주는 거 은근 즐기시는 분들도 좀 안 맞으실 겁니다. -_-;;  (이런 부분이 인간미가 떨어진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저에겐 매우 잘 맞습니다. 이래서 여기 문화가 맞아야 여기서 일하실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렇다고 전혀 팀빌딩 이벤트 없진 않죠. 팀빌딩 이벤트는 보통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하고, 다수결로 결정된 이벤트도 참여하기 싫으면 안가면 땡입니다. 물론 이것이 근무시간 도중에 일어나는 이벤트면 회사 일 제끼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게 더 현명할지도.... -_-;;;. 근무시간 외에 가지는 이벤트면 그냥 집에 가도 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가능하면 근무시간에 이벤트를 가져 사람들의 참여를 돕는 편입니다.)

이 외에도 회사가 주최하는 바베큐 파티라던가 야유회 등도 가끔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보통 가족 및 애인 동반을 허용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냥 참여 안하고 집에 가거든요. -_-;;; (그런 면에서 매우 가정적인 사회이기도 합니다.

휴가는 자기 원할 때 쓴다.
캐나다는 근로기준법 상 모든 직원들이 최소 1년에 2주의 개인 휴가를 받습니다. 한 회사에서 5년 넘게 일하면 3주가 보장됩니다. 미국의 경우는 딱히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최소 휴가기간이 없지만 2~4주의 휴가를 주는게 보통입니다. (안그러면 다른데 가거든요.) 한국보다 조금 맘에 드는 건 이 휴가를 자기가 원할 때 언제나 쓸 수 있단 겁니다. 한마디로 법정 공휴일이 아닌 한 휴가를 강제로 써야할 일은 없죠. 예를 들면 매주 금요일마다 휴가를 써서 집에서 편히 금, 토, 일을 쉬는 법도 있고, 아예 통째로 3주를 한 번에 몰아써서 길게 여행을 다녀와도 됩니다. 아마 이것도 개인의 결정을 존중하는 문화적 배경 때문에 나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개인휴가는 법정 공휴일하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법정 공휴일 다 놀대로 놀고 그 외에 2 ~ 4주 또 노는 겁니다. 법정 공휴일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곳의 법정공휴일도  거의 언제나 금요일이거나 월요일입니다. '4월 5일은 식목일'이라는 식의 공휴일이 아니라 '5월의 4째주 월요일은 빅토리아 데이'라는 식으로 공휴일이 정해져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좀 어중간하게 수요일쯤에 껴서 있으니 만도 못한 공휴일이 적습니다. 전 이것도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님 그냥 놀길 좋아하는 거던가.. -_-)

이 외에도 또 다른 공짜 공휴일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게임회사들이 12월 25일부터 1월 1일까지 스튜디오 문을 닫습니다. (게임개발자들은 단지 놀기 좋아하는 인간들이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가 아니라 보통 크리스마스 시즌을 목표로 게임을 출시하므로 그 뒤에는 좀 놀아도 됩니다 -_-.)

실력위주: 나이나 학벌은 별 상관이 없다.
이곳은 실력위주입니다. 실력 있는 놈들이 빨리 승진하고 봉급도 팍팍 올려받습니다. 회사에 단지 오래있는다고 해서 상사가 되는 곳이 절대 아닙니다. 학벌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학력은 경력이 없을 때 실력을 증명하는 척도가 될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세한건 "3편: 취업을 위한 필수/선택요건 - 면접절차"에서 논하겠습니다.) 나이도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처음 사람 만나자 마자 "나이가 몇살이세요?" "학교 어디 나왔어요?" 이런 질문 묻지도 않습니다. (물론 가끔 한국 분들이 물으시긴 합니다만 전 가볍게 무시합니다. '내가 형이네 아우네....', '내가 선배네 후배네....', '어쩌네 저쩌네....', '얼씨구나 지화자 좋네', '니 마누라는 내것이네.... -_-' 등등 딱 질색입니다 -_-;;;) 

또, 줄 잘서서 취업되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런 경우를 한 두번 보긴 봤는데 결국 얼마 못가서 자기가 못버텨서 나가거나 짤리더군요 -_-; 대충 묻어가는 건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한마디로 대충 학원에서 6개월~1년 정도 공부하며 배운 얄팍한 지식으로 자기 개발없이 뭉기적 거리시는 분들은 취업조차 어렵습니다. 뒤를 돌아봤을 때 몇개월 전보다 자기 실력에 발전이 없다면 반성하세요.

마찬가지로 승진도 하고 연봉 인상도 받으려면 계속 실력을 쌓으셔야 합니다.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쌓이긴 하죠. 물론 뭉기적 안거리고 열심히 할 때에만...) 하지만 현재 하는 일에 100% 만족하시고 더 이상 성장하고픈 욕망이 없으신 분들은 그냥 현재 실력 유지하면서 같은 직급에서 같은 봉급 받으시면서 평생을 유유자적 하셔도 됩니다. 여기서는 "실력 = 연봉"입니다.

업무영역의 전문화가 잘 되어있다.
한국에서는 서버 프로그래머/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구분을 많이 짓는 것 같습니다. (MMO및 웹 게임이 주류라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여기서는 그보다는 좀 더 자세히 구분을 짓습니다.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Game_programmer)만 보셔도 매우 자세히 나누는데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구분짓는 것 같습니다.

  • 네트워크 프로그래머: 클라이언트 간의 또는 클라이언트와 서버 간의 통신을 담당하는 기술을 담당하는 직업입니다. 한국의 서버 프로그래머와 조금 비슷합니다.
  • 렌더링 프로그래머: 화면에 게임을 그리는 기술을 책임지는 직업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게임에 들어갈 콘텐츠를 만드는 아티스트들과 매우 가깝게 일합니다.
  • 게임플레이 프로그래머: 인공지능, 길찾기 등 실제 게임 진행을 담당하는 코드를 작성합니다. 역시 게임진행을 주로 책임지는 기획자 분들과 매우 가깝게 일합니다.
  • 프론트엔드(UI) 프로그래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담당하는 프로그래머들입니다. UI 아티스트들과 가깝게 일합니다.
  • 오디오 프로그래머: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음악 및 음향효과들을 플레이하는 기술을 담당하는 직업입니다. 오디오 아티스트들과 가깝게 일합니다.
  • 도구(tools) 프로그래머: 개발 도중에 사용하는 온갖 도구들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들입니다.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기획자를 가리지 않고 개발자라면 모두 돕는 도우미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당발일 수밖에 없죠. -_-)
  • 물리 프로그래머: 충돌 검출이라던가, 랙달(ragdoll) 효과등 다양한 물리시뮬레이션을 담당하는 프로그래머들입니다. 요즘은 워낙 하복(Havok)을 많이 쓰는지라 게임플레이 프로그래머가 물리쪽까지 담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만능(generalist) 프로그래머: 특정 분야에 전문화 되지 않고 이것저것 두루두루 적당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입니다. 한국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들이 딱 이게 아닐런지...

참고로 아티스트들은 다음과 같이 구분 짓습니다.

  • 컨셉 아티스트: 한국에서 원화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개발자들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원화들을 그립니다. 
  • 3D 캐릭터 모델러: 말그대로 캐릭터 모델과 텍스처를 만듭니다. 리깅(rigging) 쪽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 3D 환경(environmental) 모델러: 환경에 들어갈 모델과 텍스처를 만듭니다.
  • 애니메이터: 보통 캐릭터 모델에 사용할 애니메이션들을 만듭니다. 모션 캡처를 한 데이터들을 수정하는 일도 합니다.
  • UI 아티스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그리는 아티스트라죠. 

게임 기획자들의 전문화는 특별히 정해진 바가 없고 각 게임 따라 바뀌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게임마다 기획이 확연히 달라지니...)
  • 전투 시스템 기획자
  • 싱글 플레이 캠패인 기획자
  • 멀티 플레이어 기획자
  • 등등..

굳이 팀장이 안되도 상관없다.
한국에서는 실력/경력이 쌓이면 팀장이 되서 팀을 이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승진도 되고 봉급도 인상받는 거 같구요. 여기서는 굳이 팀장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도 역시 보통 개인의 성향따라 달라지는데요 리더쉽있고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있는 분들은 팀장을 할 수 있지만, 좀 은둔자 성격이 강하고 사람하고 말하는 거 그닥 즐기지 않지만 엄청난 코딩스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냥 선임(senior) 프로그래머가 되서 코딩만 계속 열심히 하며 사는 길도 있습니다. 어느 길로 가던 승진이라던가 봉급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당연히 팀장이 아닌 사람보다는 팀장이 직급도 높아지고 돈도 많이 받을테지만 팀장이 선임 프로그래머보다 직급이 높다곤 할 수 없죠. 돈을 반드시 더 많이 받지도 않습니다.

사실 제가 여태까지 직급타령을 해서 '아~ 북미에도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거 같은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여긴 상하 위계질서가 상당히 없는 편입니다. 보통 프로그래머들의 직급을 나눌 때, 일반 개발자 직급을 신입(junior) / 일반(intermediate) / 선임(senior)으로 나누는게 보통입니다. 개발자가 아닌 관리직으로는 그 위에 뭐 Technical Director(기술감독? 기술반장? 뭐로 해도 어감이 좀 뭐하니 그냥 TD라고 하죠 -_-;;;) 정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몇 안되는 직급에서조차도 역시 위계질서는 찾기 힘듭니다. 신입이든 선임이든 그냥 친구처럼 잘 어울려 지냅니다. 아마 이건 존댓말/반말 구분이 없는 영어라는 언어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와 직급에 따라 쓰는 언어가 다르지 않다 보니 그냥 다 들 평등하게 친구처럼 지내는 것 같습니다.


북미 게임개발 취업시장
자, 이제 이쪽의 취업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과연 게임개발자란 직종이 미래가 있는지 그리고 어느 도시에 게임회사들이 몰려있는지가 가장 궁금하시겠죠?

게임회사의 운명은 안정적이지 않지만 게임개발자의 미래는 밝다.
게임업계는 사실 프로젝트의 성공/실패가 회사의 존패를 좌우하는 곳입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들여서 만든 AAA급 콘솔 타이틀들 망하면 당연히 타격이 크겠죠? 따라서 그런 게임들 망하면 회사문닫고 직원들 전부 내보내는 경우 허다합니다.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로 유명했던 EA 블랙박스도 최근에 그렇게 문 닫았죠. (직원의 대부분 짤렸습니다. 안짤린 직원들은 EA 스포츠로 편입되었구요).

하지만 전 이런 문제에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게임시장이 여전히 성장 중이고(심지어는 이젠 30/40/50대 여성분들까지 플래시 및 페이스북 게임에 중독되셨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므로 게임 개발자들 -- 특히 실력이 있는 -- 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습니다. 일례로 몇 년 전에 액티비젼 블리자드(Activison Blizzard)에 인수된 래디컬 엔터테인먼트(Radical Entertainment, 프로토타입이란 게임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라는 밴쿠버 회사가 구조조정 명목으로 직원의 절반 이상을 짤랐을 때, 다른 밴쿠버 기업들이 취업박람회를 열어서 실력 있는 직원들을 재빨리 영입해 갔습니다. (스페이스 마린에서 CPU 최적화를 담당했던 친구도 이 때 슬쩍 데려왔더라죠~ -_-;;;)

저희 회사도 그렇고 다른 회사만 봐도 언제나 실력있는 개발자들을 구하는 구직공고가 계속 올라옵니다. 제가 느끼는 북미쪽의 게임개발자 취업시장은 아직도 매우 밝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경기가 안좋아서 취직이 안된다."라고 불평을 하시는 분들 좀 봤습니다. 솔직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 분들 취업 안되는 이유는 실력이 없어서더군요. -_-;;;  (실력이 없어서 취직이 안된다는 걸 빨리 인정하셔야 실력을 높일 궁리라도 하실텐데 말이지요.)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게임업계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서 일할 곳이 없어지면 어떻할까요? (차라리 지구 멸망이 빠를껄요? -_-) 그럼 다른 업계로 가면 됩니다. 게임개발자라는 직업이 사실 매우 기술적/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직업이라 다른 업계에 가서도 잘 적응하고 잘 삽니다. 프로그래머라면 다른 프로그래밍 회사에 쉽게 취직이 될테고, 저처럼 그래픽 프로그래머거나 아티스트들은 영화쪽 스페셜 이펙트 및 애니메이션으로 경로를 돌리셔도 됩니다. (헐리우드가 미국에 있는 건 다 아시죠? 캐나다도 헐리우드에서 외주를 많이 받습니다.) 최근에 Pixar사도 밴쿠버에 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

게임회사는 기후 좋은 곳에 많이 몰려있다.
게임개발자들 중에 워낙 좀 하고픈대로 하고 사는 자유인들이 많다보니 기후좋고 살기 좋은 동네에 게임 스튜디오들이 많이 모여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온난하기로 유명한 북미 서부해안을 따라 게임회사들이 좀 많습니다. 제가 있는 밴쿠버만 해도 EA 스포츠, 락스타 밴쿠버, Relic, Microsoft 밴쿠버, Popcap 밴쿠버 등의 게임회사들이 모여있고, 게임회사 수로만 따지면 전세계 1위인 도시입니다. 역시 서쪽 해안에 위치한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도 블리자드, 루카스 아츠, 인피니티 워드, 인소매니악, 징가, 너티 독, 소니 등의 상당히 많은 회사가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가 별로인 몬트리올, 텍사스(사막지대! 아악~) 같은 곳에도 게임회사들이 좀 몰려있는데 이것은 그 주정부의 세금혜택이 좋아서입니다. 각 도시에 있는 회사들을 대충(그다지 자세하진 않더군요) 살펴보시려면 http://www.gamedevmap.com/을 이용하세요. 가장 자세한 밴쿠버 게임회사 목록은 제가 AI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만들었던 놈이라고 합디다.. -_- '부록 B: 캐나다 밴쿠버 게임회사 모음'에 실어두겠습니다. 책 출판뒤에 변경되는 내용은  제 영문 블로그에 있는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대형회사는 콘솔게임이 대세다.
한국의 게임 대기업들은 주로 MMO를 만들거나 웹게임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불법복제 때문이기도 하겠고 게이머들의 대부분이 MMO나 웹게임을 하기 때문이겠죠. 여기는 불법복제문제가 한국보다는 좀 괜찮습니다. 게이머들의 취향도 좀 다르고요.  월드 오브 오크래프트 외에는 MMO를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의 게이머들의 콘솔이나 PC등의 패키지 게임들을 즐깁니다. 그래서인지 콘솔용 AAA 타이틀을 개발할 자금이 있는 대기업들은 여전히 패키지 게임을 많이 만듭니다.

이 외에도 엑스박스 라이브 게임이나, 아이폰 게임, 페이스북 용 플래쉬 게임 등을 만드는 회사들도 있는데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입니다. 참고로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게임과 페이스븍 용 플래쉬 게임들도 최근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곧바로 북미로 취업을 하시려면 규모가 큰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노리셔야 할겁니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들이 언제나 실력있는 인재에 목말라서 취업비자 받는 것을 보조해주면서 까지도 해외인재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취업비자가 있거나 이민을 하셔서 영주권을 먼저 따신다면 아무 회사나 가셔도 되겠죠. ^_^ (따라서 영주권이나 시민권 있는데도 취업 못하시는 분들은 거의 100% 실력이 없으셔서 입니다. 죄송 -_-)

이 정도면 대충 이쪽의 근무환경이나 취업시장에 대해 설명드린 듯 합니다. 저번 편과 이번 편은 사실 그냥 서론에 불과합니다. 다음 편부터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우려의 말씀을 드리자면 본인이 가장 행복한 곳에서 가장 즐거운 일 하시고 사시길 바랍니다. 본인에게 안 맞는데 괜히 이쪽으로 오셨다가 결국 적응 못하시고 돌아가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애들 조기유학시키려고 이 쪽 오셨다가 오히려 애들 교육망치는 분들 수도 없이 봤습니다. (거의 대부분인듯.... -_-). 제발 그런 일 없었으면 합니다. 


"They must find it difficult ... those who have taken authority as the truth, rather than truth as the authority." -- Gerald Ma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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