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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zlael

들어가며

최근들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게임의 폭력성이 학교 폭력을 유발시킨다고 몰아세우며 쿨링 오프제 도입을 주장합니다. 몇몇 보수 언론들은 게임이 펑소년의 폭력성을 유발시킨다며 지원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게임이 학교 폭력의 원인인지, 게임이 청소년들을 폭력적이게 만든다는 주장에 대해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만도 한가득이라서 뇌드립이나 기타 사항들은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대구 자살 사건

교과부가 이 전쟁에 뛰어든 표면적인 계기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입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해 학생은 평소에 게임을 즐겼고, 계정이 해킹을당하자 피해 학생에게 억지로 게임을 시킨것이지요. 이 때문에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시킨다고 몰아가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이 괴롭힘의 도구로 사용된 것인데 이 도구더러 범인이라 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사건의 게임은 다름아닌 “메이플 스토리” 입니다. 아기자기한 케릭터가 나오고 피 한방울 튀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폭력성이 전혀 없음을 인정받아 전체 이용가로 분류된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가지고 폭력성을 운운하는 것은 심의 등급 제도를 무시하는 발언입니다. 

이 게임이 폭력적이라구요?


언론의 몰아가기 

 사실 게임이 이러한 일에 휘말린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살인이나 폭력 사건이 나올 때 마다 게임이 항상 그 죄를 뒤집어 써왔습니다. 지난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조승희 사건 때, 국내 언론들은 범인이 평소에 총싸움 게임을 즐겼고 그로 인해 살인을 하게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았고, 오히려 "친구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범인을 이상히 여겨왔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link]
 최근 보수 언론들은 또 다시 이러한 몰아가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얼마 전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시킨다고 기사를 써냈습니다. "맨헌트"라는 국내에서 판매 금지된 게임을 웹하드에서 다운 받아서 플레이해보고서는 게임의 폭력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link] 기사에서 대놓고 불법 다운로드를 받은 사실을 서술 한 것도 우습지만,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금지된 게임을 억지로 가져다가 국내 청소년들에게 해롭다고 말 하는 현상 자체가 우습기 그지없습니다.
 중앙일보에서도 역시 몰아가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link] "친구 살해 고교생은 게임광"이라는 선동적인 제목의 기사를 써냈는데, 내용을 보면 우습기 그지 없습니다. 막상 그 학생이 했다는 게임은 유명한 축구 게임인 피파 온라인입니다. 축구 게임을 하면 살인마가 된다는 논리라면 2002년 대한민국은 살인마 천지였을 것입니다.

축구를 하면 살인마가 된다구요!?!?


한국 정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

교과부에서는 학교 폭력이 심한 이유가 국내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청소년의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핀란드는 10분, 미국은 25분이지만 국내는 46분으로써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료들의 신빙성은 0에 가깝습니다. [link] 
 핀란드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이 10분이라는 근거로 삼은 보고서는 십년도 훨씬 넘은 2000년 초반의 자료입니다. 오히려 2007년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은 1시간 17분으로 한국 청소년의 이용 시간보다 훨씬 많습니다.
 미국 청소년의 하루 게임 이용 시간이 25분이라는 근거 역시 2004년의 조사 자료입니다. 오히려 2007년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미국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은 2시간으로써 이 역시 한국 청소년의 이용 시간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토록 최근 자료에 의하면 국내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하면 낮은 것으로 나오지만, 교과부가 억지 자료를 꺼내와서 현실을 왜곡 호도하는 것입니다. 


게임과 폭력의 연구 사례

 이토록 몇몇 언론과 국가 기관이 근거도 없이 게임을 청소년 폭력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중앙대학교 정신과의 민경준 교수와 한덕현 교수는 게임과 폭력의 관계는 긴 시간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성급한 속단은 이르다고 하였습니다.[link] 또한, 해외의 많은 연구 기관들은 게임과 폭력이 관계가 없다는 발표를 내놓고 있습니다.
 캐나다 라이어슨 대학에서 연구 조사한 결과 폭력적인 게임을 한다고 해서 사람의 기본 감정 성향이 바뀌지 않는다고 발표하였습니다.[link] 
 텍사스 A&M 국제 대학의 크리스토퍼 J. 퍼거슨 교수 역시 게임의 폭력성이 청소년의 실제 폭력성과는 상관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기간이 아닌 3년에 걸친 장기간 조사입니다.[link][link]
 미시간 주립 대학교 연구팀은 대략 5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 한 결과,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은 게임의 폭력성과는 상관없이 창의적이라는 발표를 내놓았습니다.[link]


해외 정부 기관의 사례
 
해외에서는 이런 연구 기관들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호주 내무부 장관인 브랜던 오코너는 폭력적인 게임과 현실 속 공격성의 연관성에 대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link]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지가사 청소년에 대한 폭력적인 게임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게임과 실제 폭력의 상관 관계가 없기에 위헌판결난 사례도 있습니다.[link]

아니 판사양반! 그게 무슨소리요! 내가 위헌이라니!


마치며

이토록 게임의 폭력이 청소년의 실제 폭력과는 상관 관계가 없다는 연구 발표 및 사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간사한 교과부는 학생인권조례안과의 기싸움을 목적으로 학생들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게임을 규제하려 들고있습니다. 게으른 교과부는 근본적으로 고치기 어려운 학교 폭력의 책임을 게임에 떠넘기며 마녀 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부 교육 기관의 이러한 마녀사냥은 오래 전 부터 있어왔습니다. 다만 예전에는 그 대상이 만화와 에니메이션이였고 이제는 게임으로 대상이 바뀐 것 뿐입니다. 교과부는 해묵은 책임 전도 방법을 중단하고 책임감 있는 정부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게임협을 방문한 교과부 이주호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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