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앞서서 입체 영상의 휴먼 팩터에 대하여 말씀 드렸습니다.이 휴먼 팩터는 영상 왜곡과 합쳐지면 더 많은 부작용을일으키게 된다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이번에는 그 영상 왜곡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입체 영상은 좌안의 영상과 우안의 영상을 따로 만들어 내서 각각의 눈의 망막에 각각의 영상을 보여 주는 방법으로 구현되지요. (보여주는 방법은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무안경 방식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이 좌안 우안을 신경쓰지 않고 만들다보면 많은 영상 왜곡(Image Distortion)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왜곡은 심하게는 좌우 영상이 합쳐지지 않고 깨져보이는 지경까지도 이르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몇 가지의 영상 왜곡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제시 조건에 의한 왜곡
모니터(스크린)의 크기, 시청자의 위치, 시청 각도 등 예측 할 수 없는 제시 조건에 의한 왜곡들도 발생을 합니다. 컨텐츠 제작시 예측했던 스크린의 크기나 시청 거리에서 어긋나게 되면, 상의 깊이감이 변하거나 폭이 왜곡 되는 것이죠.
3D 영화관의 경우 극장마다 상영관마다 스크린의 크기가 다릅니다. 상영관마다 입체 영상의 폭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또한 같은 오브젝트라도 앞좌석에서 보는 깊이감과 뒷좌석에서 보는 깊이감이 다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또한,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관람하게 되면 상이 정면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가 있는 측면을 향해 있는 것 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영화 상영관 내에서도 좌석의 위치에 따라서도 보여지는 상이 왜곡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을 전단왜곡(shear distortion)이라 부릅니다.
흔히들 영화에 따른 영화관의 명당이 있다고들 하는데,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정말 명당이 존재하는 것이죠. 영화의 경우는 영화관의 크기 차이가 그렇게 다이나믹 하지는 않습니다. 시야 각도 허용할 만한 수준 내에서 구성이 되도록 자리가 배치되어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왜곡 현상은 게임에서는 심하게 나타납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모니터 크기는 천차만별입니다. 방에서 22인치 모니터로 게임을 즐길 수 도 있고, 거실에서 55인치 대형 3DTV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는 것이죠. 시야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게임을 즐긴다면 당연히 정면의 시야각으로 즐기게 되겠지만, 여러명이 모여서 게임을 하고 구경도 하고 한다면 시야각은 다양해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게임을 제작하면서 이러한 유저들의 모든 시청 스펙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지요. 다만, 평균적인 구성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기본 환경 설정이 되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망막경합 (Retinal Rivalry)
앞서 말씀 드렸듯이 좌우 영상을 좌우 망막에 각각 따로 받아들이고 뇌가 이를 합성하여 입체정보로 만들어 내면서 입체영상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좌측 영상에는 있는 물체가 우측 영상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좌측과 우측의 모습이 과도하게 다르다면, 뇌는 이 물체에 대해 제대로 지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물체가 깜빡이게 보이거나 엉뚱한 깊이에 있게 느껴지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을 망막경합 (Retinal rivalry) 또는 양안경합 (Binocular rivalry) 이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아래 이미지에서는 여성과 석상이 망막경합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현상은 소위 적청안경이라 불리우는 애너글리프 방식에서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애너글리프 안경의 색깔에 가까운 색으로 이루어진 오브젝트는 한 쪽의 눈에만 전달될 수 있는 것이죠. 만일 게임을 적청안경으로 시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브젝트의 색은 완전 적색이나 완전 청색 등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입니다.(
키스톤 왜곡(Keystone Distortion)
오브젝트가 카메라에 상당히 가까이 있을 시, 그 상의 좌측 영상과 우측 영상의 높이 차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두 이미지를 뇌가 하나의 상으로 합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키스톤 왜곡이라 부릅니다.
특히, FOV가 과도하게 설정 되어 있는 경우는 이러한 왜곡이 심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윈도우 위반 (Window Violation)
좌측 영상의 카메라와 우측 영상의 카메라는 각각의 뷰 프러스텀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좌우 카메라의 프러스텀이 공통적으로 속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하게 되지요.
그 부분은 투영된 영상으로 치면 화면의 좌우 각각의 끝부분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화면의 좌우 끝에서는 망막 경합이 일어나게 됩니다. 다음 이미지를 보면 좌측 영상에는 있는 A1 파란 점과 I1 주황색 점이 우측 영상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윈도우 위반(Window Violation) 또는 프레임 위반(Frame Violation)이라 부릅니다. 극장같은 큰 상영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있다 하더라도 보통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커봤자 40인치 정도인 모니터에서 즐기게 되는 게임은 이러한 윈도우 위반이 쉽게 인지됩니다.
nVidia 3D Vision, iZ3D, DDD 등의 입체 영상 미들웨어들은 윈도우 위반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보통은 프러스템이 겹치지 않는 영상의 끝부분은 잘라내는 극악의 방법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오브젝트까지 완벽히 커버하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 안에 완전히 투영되지 못하는 큰 오브젝트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면 윈도우 바이얼레이션 문제가 발생을 합니다.
컷씬을 제작하다보면 입체 영상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오브젝트를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게 하고싶은 경우가 있을것입니다. 그러한 경우는 오브젝트를 반드시 화면 가운데 위치시켜야 하고, 화면 영역을 벗어날 정도로 큰 오브젝트는 금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이 글에서 설명 드린 왜곡 외에도 수 많은 입체 영상 왜곡 현상들이 존재합니다. 영화나 에니메이션은 이러한 왜곡 현상들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고정된 영상의 컨텐츠이기 때문에 왜곡 현상을 거의 없앨 수 있지요.
하지만 게임은 실시간으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컨텐츠이기 때문에 모든 왜곡 현상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왜곡 현상에 대해 잘 숙지하고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전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게임은 휴먼 팩터에 대한 영향이 크고 입체영상으로 즐기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컨텐츠입니다. 그러한 부담을 유저가 조금이라도 덜 느끼고 장시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을 해야 할 것입니다.
P.S. 글이 하루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로또맞으세요. 대신 연금복권만 제게 양보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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