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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안녕하세요 코인1입니다.

어제까지 3차 클베를 진행한 블레이드 앤 소울 게임을 하다 왔습니다.


3차 클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활력 시스템' 의 도입입니다. 안해보신 분들 혹은 관심없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이 시스템은 2차까지는 없었던 시스템으로, 던파나 드네의 그것과 비슷한 일종의 피로도 시스템 같은 것입니다. 와우로 치자면 휴식 경험치 같은 것인데요, 이번 3차 클베의 가장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안좋은쪽으로요.



허벅지가 튼튼한게 큰 이슈인 우리 막내



활력 시스템의 구성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활력 시스템의 기본과 상태 -

- 활력 상태는 활력 / 일반 / 피로 세 가지 상태로 분류됩니다.

- 활력 상태는 파랑 / 일반 상태는 초록 / 피로 상태는 회색으로 표시됩니다.

- 활력 상태에 따라 경험치를 각각 220% / 150% / 10% 로 적용 받습니다. (패치 전에는 200% / 100% / 10%)


그래서 광렙을 하게 되면 활력을 점점 소모하게 되어, 더 이상 경험치를 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서 유저들은 첫번째로 '정기사용요금을 전제로 하는 게임이 사용자의 진행을 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크게 반발했었습니다.


이정도는 한 눈에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고,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개발진에 의해서 자세하게 밝혀진 것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해보면서 몇가지 연구를 조금 해봤습니다. 


1. 활력을 통해 얻는 경험치의 증가량은 사냥과 퀘스트 등 모든 경험치에 적용된다.

- 말 그대로 활력 상태별로 얻는 경험치 보너스는 모든 경험치에 적용됩니다. 계속 언급 되겠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휴식 경험치는 사냥 경험치에만 휴식 경험치 보너스가 붙습니다.


2. 활력의 소모는 경험치를 얻음으로서 소모된다.

- 활력은 시간 경과나 그 밖의 행동으로는 소모되지 않으며, 오직 경험치를 얻는 행위 (사냥, 퀘스트 완료 등)을 통해서만 소모됩니다.


3. 활력의 회복은 마을등 특정 활력 회복 구간 혹은 로그아웃을 하는 것으로 회복된다.

-  활력이 회복되는 곳에서 채팅이나 PVP, 제작 등의 일을 하면 활력을 회복시킬 수 있고, 로그아웃 하는 도중에도 회복이 가능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마을의 여관에 가야지만 회복이 가능합니다.


4. 활력을 회복했다면 그 양 만큼의 경험치 보너스를 보장한다.

- 활력을 소모해 간다고 해서 최초 보장했던 양이 점점 줄어든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정도 놓고 보면 뭔가 그렇게 큰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활력 시스템이 이렇게 화제가 되었을까요? 그래서 캐릭을 다시 처음부터 키우면서 하나씩 체크를 해봤습니다.


먼저 최초 프롤로그를 마치고 나면 그때부터 활력 시스템이 시작됩니다.





위에서 보신 사진입니다만... 일단 처음 활력 시스템이 적용되면 레벨 4에서 레벨 11의 0% 그러니까 레벨 10까지 올릴 때 까지는 무조건 활력 220% 경험치를 보장받게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알 수 있는 활력 시스템의 법칙은


5. 활력은 최대치까지 차오르면 그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 일단 활력 상태가 되면 그 활력을 일정량 소비하기 전 까지는 더 이상 활력이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활력이 최대치까지 차게 되면 더 이상 활력을 회복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말입니다. WOW 에서는 휴식 8시간에 경험치칸1칸씩 휴식 보너스를 받게 되며, 8칸이 최대입니다. (64시간)


여기서 유저들은 '정기 요금을 결제해도 게임을 자주 못하거나 주말에 겨우 접속하는 라이트 유저라면 활력을 다 쓰지도 못해서 마찬가지로 손해를 볼 것이다'라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역시 반발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레벨 4에 11까지는 활력 220%를 보장해주니 꽤 많지 않은가?' 하고 생각을 했는데, 220%로 바뀌기 전 200%일때는 레벨 16까지 활력 상태가 보장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건 사실 확인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험치 테이블을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최초 활력을 보장받는 구간의 경험치를 기록해봤습니다. 레벨 4부터 10까지 필요한 경험치의 총량은 35,600 입니다. 그러면 대충 '오 35600 씩이나 경험치 활력 구간을 보장받으면 다음 활력 상태일때도 그정도 양을 보장받겠군' 이라는 유토피아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초록 상태에서 가끔 게임을 접속하며 시간당 활력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초록색 일반 상태의 활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 3일을 들여서 활력이 차오르는걸 지켜봤는데 결과는 조금 참담했습니다. 무엇보다 레벨 4-10 까지 활력 보너스를 보장하던 구간이, 11에 오르자마자 13의 0%, 그러니까 약 2레벨이 조금 안되는 구간만 보장을 하는 것으로 태도를 싹 바꾸는 통에 멘탈 붕괴될 뻔 했습니다. 레벨 11과 12는 각각 필요 경험치가 7200, 7800 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초 35600의 활력 보너스를 제공하다가 갑자기 절반 정도로 뚝 떨어져버리게 된 샘입니다.


레벨 27 캐릭터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활력이 완충되기까지는 24시간 이상이 필요했습니다. 저렇게 10레벨대 초반에나 약 2레벨 정도의 활력 상태 보너스를 제공하고 이후에는 1레벨 정도로 빠듯하게 주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함정이 있습니다.


6. 활력 상태는 일정량을 소비하지 않으면 회복되지 않는다.

- 정확하게 얼만큼인지는 확인해보지 못했습니다만, 활력 상태에서 일정량의 활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활력이 회복되는 일이 없습니다. 적어도 50% 이상은 소모해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플레이어의 활력 최대치는 항상 제자리에 있게 되며 활력 회복 지역이나 로그아웃 같은 행동이 무의미해집니다. 활력 회복 지역에 들어서면 '이 구역에서는 활력이 회복됩니다' 라고 나오는데 모두 뻥이 되는 샘이지요. 그래서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더 이상 성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7. 활력은 항상 정확하게 계산된다.

- 드네 게임에서는 피로도가 일단 남아만 있다면, 요구하는 피로도가 얼마든 상관없이 스테이지에 입장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10밖에 없어도 200짜리 스테이지에 입장하는게 가능합니다. 근데 이 활력은 다음 활력 구간까지 10 남았는데 내가 지금 받는 경험치가 100이라면, 얄짤없이 남은 양은 다음 활력 구간에 맞게 결정됩니다. 만약 피로 구간에 걸쳐있다면 경험치를 10%만 챙겨가는 사태도 벌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I 적으로는 그냥 현재 구간에 맞게 출력되어, 그렇게 손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됩니다)





문제점은 바로 피로 구간입니다. 경험치를 10%만 챙겨가게 되는데, 사실상 얻는 경험치가 1 정도에 불과해서 더이상의 사냥이나 퀘스트 진행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퀘스트 경험치까지 빼앗아 간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패널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디서 본 것인지 도저히 생각이 안나는데 (혹시 아시는 분은 첨언 부탁) 본래 WOW의 휴식경험치는 휴식 상태 100%, 보통 상태 50% 로 했더니 게임 플레이 시간이 줄어들길래 휴식 상태 200%, 일반 상태 100%로 바꿔서 긍정적인 보너스로 바꿨더니 잘 되었더라- 하는 포스트모템을 본 기억은 있는데 도저히 그 출처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
http://www.slideshare.net/epiphany/blizzard-design-processkor-for-web-v10 avici 님의 제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이런 휴식경험치 개념을 관련된 사람들이 몰랐을리가 없거든요. 블&소 PD님도 와우 즐겨하시는 걸로 알고있고요.


사실 색깔도 조금 그런데요, 저같았으면 활력 상태를 번쩍번쩍 광나게 만들어놓고 '고갱님은 지금 엄청난 혜택을 받고 계십니다~'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끔 만들고, 일반 상태에서는 파란색으로 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일반 상태로 떨어지면서부터는 뭔가 조급해지고 박탈감까지 느껴지거든요. 백화점에 창문이나 시계가 없잖아요. 고갱님들 시간가는줄 모르게. 근데 일부러 활력을 회복하려고 로그아웃 하게 만든다는 것은 뭐랄까 좀...


정말 이해가 안가는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굳이 10%로 깎아 가면서까지 플레이를 막아야 했을 정도로 컨텐츠 소모가 두려웠는지 거기에 더해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NC에 입사해라' 라는 GM의 운영 미숙에 이후 220% 150% 패치와 더불어 활력 시스템의 수많은 건의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도 없었던 소통의 부재까지 여러모로 다 된 밥에 스스로 재를 뿌리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습니다. 이 게임이 2차 CBT때까지는 극찬을 받았고 심지어는 '모든 게임이 까이는 그 곳'에서도 쉴드를 받았던 게임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정말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활력 시스템의 기획 의도는 무엇일까요? 제가 기획자가 아니니 추측을 해보자면


- 레벨링을 늦춰서 유저간 레벨 격차 축소

- 레벨링 이외의 컨텐츠 (제작, PVP, 아이템 파밍 등) 사용 유도 


정도가 아닐까 생각 해봅니다. 애피타이징 2주, 3차 클베 2주로 어느정도 데이터도 얻었을테고 중간의 220% 150% 패치도 뭔가 의도가 있었겠지요. 그런데 어제 클베 종료와 동시에 사업 총괄을 맡고 계신 전무님이 활력 시스템은 삭제하고 고객님들 말씀도 경청하고 있다는 공지를 올림으로서 활력 시스템은 개선의 여지 없이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론 :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고갱님고객님을 이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싸움을 걸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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